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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성경 역사 고고학 검증

이사야 대두루마리, 천 년을 건너뛰어 비교해 본 이사야서는 얼마나 달랐을까

by Bible Proven 2026. 10. 29.

성경을 두고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인쇄술이 없던 시절, 사람이 손으로 베끼고 또 베끼는 사이에 내용이 조금씩 바뀌지 않았겠느냐는 것이지요. 원본은 남아 있지 않으니, 지금 우리가 읽는 본문이 처음과 같은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20세기 중반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꽤 막연했습니다. 히브리어 구약의 가장 오래된 완전한 사본이 중세, 그러니까 서기 10세기 무렵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사야가 활동한 기원전 8세기와는 1,700년 가까운 간격이 있었습니다.

 

그 간격을 천 년쯤 단숨에 줄여 준 유물이 이사야 대두루마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루마리가 어떻게 세상에 나왔는지, 중세 사본과 비교하면 실제로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사해 북서쪽 쿰란의 동굴들. 앞쪽 절벽에 뚫린 구멍이 4번 동굴이다.
사진: Bahnfrend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목동과 항아리

이야기는 1946년 말에서 1947년 초 사이, 사해 북서쪽 쿰란 근처 절벽에서 시작됩니다. 염소를 치던 베두인 목동들이 동굴 안에서 뚜껑 덮인 항아리들을 발견했습니다. 항아리 안에는 천에 싸인 가죽 두루마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지금 '1번 동굴'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두루마리들은 베들레헴의 골동품상을 거쳐 일부는 히브리 대학교로, 일부는 예루살렘의 시리아 정교회 대주교에게 넘어갔습니다. 이사야 대두루마리는 대주교 쪽에 있었는데, 그는 나중에 이 두루마리들을 미국으로 가져가 팔려고 신문에 광고까지 냈습니다. 1954년 이스라엘의 고고학자 이가엘 야딘이 중개인을 통해 이를 사들였고, 두루마리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1956년까지 쿰란 일대 열한 개 동굴에서 수백 편의 문서 조각이 더 나왔습니다. 이것들을 통틀어 사해 사본이라고 부릅니다.

7미터짜리 이사야서

이사야 대두루마리는 양피지 열일곱 장을 이어 붙인 두루마리로, 길이가 약 7.3m입니다. 그 위에 54개의 단(세로 칸)으로 나누어 이사야서 1장부터 66장까지가 빠짐없이 적혀 있습니다. 군데군데 해지거나 구멍 난 곳은 있지만, 성경 한 권이 거의 통째로 남은 사본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연대는 글씨체로 판단해 기원전 2세기 후반, 대략 기원전 125년 무렵으로 봅니다. 방사성탄소 측정도 기원전 2세기대를 가리켰습니다. 예수님 시대보다도 백 년 넘게 앞선 사본인 셈입니다.

 

지금은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의 '책의 전당'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항아리 뚜껑 모양의 하얀 지붕으로 유명한 건물이지요. 다만 원본은 빛과 공기에 약해서 거의 전시하지 않고, 평소에는 정교한 복제본을 보여 줍니다.

천 년의 간격, 그리고 비교

이사야 대두루마리의 이사야 53장 부분.
사진: Ardon Bar Hama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대두루마리가 나오기 전까지 히브리어 이사야서의 기준이 된 것은 알레포 사본(서기 930년경)과 레닌그라드 사본(서기 1008년) 같은 중세 마소라 사본이었습니다. 대두루마리는 이들보다 약 천 년 앞섭니다.

 

그렇다면 천 년 동안 베껴 쓰는 사이에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학자들이 두 본문을 한 글자씩 비교해 보니, 내용은 놀라울 만큼 그대로였습니다. 가장 흔한 차이는 철자 방식입니다. 히브리어는 원래 자음만 쓰는데, 대두루마리는 모음 소리를 돕는 글자(와우, 요드 같은)를 훨씬 많이 넣어 썼습니다. 우리말로 치면 맞춤법이 달라진 정도의 차이입니다. 그 밖에 접속사 하나, 단어 하나가 있고 없는 차이들이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아는 이 구절을 보겠습니다.

이사야 53:5 (개역개정)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이 구절의 뜻은 대두루마리에서도 똑같이 읽힙니다.

차이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한 글자도 다르지 않다"고 말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의미가 달라지는 차이도 몇 군데 있습니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예가 이사야 53:11입니다. 마소라 본문은 "그가 자기 영혼의 수고한 것을 보고 만족하게 여길 것이라"로 되어 있는데, 대두루마리에는 '보고' 뒤에 '빛'이라는 단어가 더 있습니다. 즉 "빛을 보고"로 읽힙니다. 흥미롭게도 그리스어 번역인 칠십인역에도 '빛'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현대 번역 성경은 이 구절을 대두루마리를 따라 번역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대두루마리와 마소라 본문이 95% 일치한다" 같은 숫자가 자주 돌아다니는데, 무엇을 차이로 셀지(철자를 셀지, 단어를 셀지)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서 이 글에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차이 대부분이 철자와 작은 어형이고 이사야서의 내용과 흐름은 천 년의 간격에도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덧붙이면, 같은 쿰란 1번 동굴에서는 이사야서 사본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1QIsaᵇ). 이 두 번째 사본은 대두루마리보다 마소라 본문에 더 가깝습니다. 기원전에 이미 여러 갈래의 사본이 함께 쓰이고 있었다는 뜻이고, 사본 연구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도 보여 줍니다.

36초 영상으로 보기

쇼츠로 짧게 정리한 영상입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유물 이사야 대두루마리 (1QIsaᵃ)
연대 기원전 2세기 후반 (약 기원전 125년)
발견 1946–47년, 쿰란 1번 동굴, 베두인 목동
형태 양피지 17장, 길이 약 7.3m, 54단, 이사야 1–66장
소장 이스라엘 박물관 '책의 전당'
비교 대상 알레포 사본(930년경), 레닌그라드 사본(1008년)
함께 읽을 성경 이사야 40:8, 53장

 

참고한 자료

  • E. Ulrich & P. W. Flint, Qumran Cave 1.II: The Isaiah Scrolls, DJD XXXII (Oxford, 2010)
  • M. Burrows (ed.), The Dead Sea Scrolls of St. Mark's Monastery, Vol. I: The Isaiah Manuscript and the Habakkuk Commentary (1950)
  • E. Tov, Textual Criticism of the Hebrew Bible, 3rd ed. (2012)
  • 이스라엘 박물관 디지털 사해 사본 (The Digital Dead Sea Scrolls)

 

사진 출처: ① Bahnfrend, "Cave 4Q, Caves of Qumran, 2019 (04).jpg",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② Ardon Bar Hama, "Great Isaiah Scroll Ch53.jpg",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이름도 남기지 않은 필사자가 2,100년 전에 한 글자씩 옮겨 적은 두루마리가, 오늘 우리가 펼치는 이사야서와 거의 같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어도 말씀은 서리라는 구절이, 이 두루마리 위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읽힙니다.

 

지금까지는 돌에 새긴 비문을 주로 다뤘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가죽에 잉크로 쓴 성경 사본 자체를 들여다봤습니다.